영동 옥잠화 공동체 서순악 선생을 만나고 왔다.
12월 중순에 어린이집 새 건물이 완공된다고 한다. 준공식때 오시는 손님들께 대접할
구절초 꽃차. 꽃을 황토방에서 건조시켜 만드셨다고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뜨거운 물을 붓고 마른꽃이 활짝 필 때까지 기다리다보면 꽃잎보다 향기가 먼저 살아나
후각을 자극한다. 꽃을 곱게 말리기 위해 핀셋으로 정성껏 뒤집었을 수고를 잠시 떠올리게 한다.

영동사람들에게는 한 병에 6천원, 서울 사람들에게는 1만원에 파신다고 한다.
차를 팔아 모은 돈으로는 어린이집 비품을 사기도 하고, 준공식날 오실 손님들께
대접하고 선물로 줄 유리찻잔을 사기도 할 생각이라고...  

엄마학교의 서형숙 선생이 기꺼이 100병을 대신 팔아주시겠다고 했대서
서울로 실어다 드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옥계 골짜기에 번듯한 어린이집이 들어서기까지는 서순악 선생의 눈물겨운 노력이 스며있었다.
영동만해도 형펴 되는 집에서는 대단위 아파트단지 근처의 큰 어린이집으로 아이들을 보내려고 하고

이 골짜기 어린이집에는 외딴집에 사는 아이들,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라... 어린이집이 무슨 돈벌이를 염두에 둘 형편도 아니라고 한다. '재들 다 안고 가야해요' ... 어린이집 나서는 아이들을 보면서
선생은 웃음을 머금고 그렇게 말씀하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꽃차를 마시다보면...
그 꽃을 지나갔을 시간들... 밤과 어둠 이슬의 아침과 비바람과 햇살까지...
응축된 그 순간들이 하나의 향기에 뒤섞여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꽃병에 '꽃이 사람되고 사람이 꽃 되는 차'라고 써놓으셨는지 모르겠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