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민들레는 어디서나 피어난다.

홀씨로 날리다 뿌리 닿은 곳이

하필이면 옹색한 돌틈이라고

푸념하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다만 피어날 뿐이다. 푸른 하늘을 향해

길게 꽃대를 올린 채 노랗게 피어 흔들리면서

씨앗을 준비할 뿐이다.

악착같이 뿌리를 뻗어 축대를 움켜쥔 채

낮과 밤 모든 흔들림과 호흡을

하나의 점으로 모아 자기를 복제하고 진화시켜

씨앗을 날려 보내려 한숨을 몰아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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