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에 처음으로 산 '새차'였고
곤지암 시골집에서 서울까지 왕복 130여킬로미터, 근 10년간 나를 출퇴근 시켰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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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아이들을 태우고 국토를 종단하며 야영할 때도 함께  했던
레조 2000년식 자동차를 어제 폐차했다.
응암동에 있는 폐차장까지 아내가 몰고갔다.
눈물의 마지막 주행이라며 많이 아쉬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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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판에 나온 것처럼 주행거리 33만4천7백42킬로미터 만 9년 동안
사람으로치면 거의 심장이식과 간이식 같은 전신마취수술에 해당할
 엔진 들어내기, 미션 들어내기를 몇번 치렀고
그 치료비만 해도 소형차 새로 살 만큼은 치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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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좌석에 웅크리고 잠든 어린 딸들을 싣고 밀양의 어머니 댁이나
바다 건너 제주도 야영장까지 안 달린 길이 없을만큼 수고한 우리의 덜컹이...
옆구리에 군데군데 녹마저 슬어 있어 짠한 마음을 일으키던 그녀석...

폐차를 결정하게 된 것은... 수리비가 200만원가까지 나올 것이라는 정비센터의
진단과 마침 종합보험 갱신기간이 도래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아직은 달릴 수 있는 그 차를 넘기고 폐차장에서 받은 고철값은 35만원.
아내와 나는 그 돈으로 미니벨로 자전거를 한 대 더 사기로 했다.

당분간,
우선은 1년동안 차 없이 살아보기로 했다.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할 것인지는 정하지 않았다.
우리도 이 서울에서..,. 보기드물게... 차 없는 가족이 된 것이다.
지구에도 덜 폐를 끼치는 것 같고,
조금은 더... 한살림 하는 사람다운 실천을 하게 된 것 같아...
서운해 하는 아내에 비해...
나는 마음이 무겁지만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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