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저녁, 다섯 시 경 집을 나서  산에 올랐다.
시골 살 때는 날마다 해가 어떻게 길어지고 짧아지는지,
또 시시각각 노을이 지는 방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늘 예민하게 느끼며 살았는데...

서울로 이사한 뒤로는 무심해진 채... 계절이 바뀌고 또 해가 그토록 짧아졌는지도 모르고 살았다.

여섯 시 지나자 숲은 순식간에 어둠에 휩싸였다.
주말 내 몸살을 앓았을 그 산길을 발자국소리마저 죽이고 걸었다.

어둠에 치유의 기능이 있다고
나는 믿는다. 어둠에 휩싸인 비봉에 앉아... 
사람들의 욕망이 들끓고 있을 저자를 내려다본다.


추석 지나고 또 한 달이 지난 모양이다. 거의 달이 다 차 올랐다.
추석 때 설악산 가서 다친 무릎은 이제 많이 나았다고 ...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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