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휴가를 내고 설악에 다녀왔다. 풀어놓을 데 없는 체증같은 것 ... 산을 걷는 수밖에...
6시40분발 버스... 이 차는 홍천 인제 원통을 거쳐 간다.

 9시20분경 백담사입구 도착

마을 입구에 '갓시래기국밥'이라고 참하게 간판를 단 식당에들어가 아침을 먹었다. 밥은 봄처럼 국은 여름처럼... 이런 속담처럼 기장밥에 뜨거운시래기국.. 미리 내 준 소국차도 눈과 코와 입이 다 즐겁다.

10시반 백담사 도착. 가울 상춘객이 많아 셔틀버스 주차장에 꽤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셔틀버스에 흔들리며 백담사계곡에 접어들면서부터... 가슴이 뚫린다.

11시반 영시암

백담사 입구부터는 이 시기 이곳이 아니면 볼 수 없는 수채화같은 풍경...

11시50분 수렴동도착.
백담사부터 수렴동은 경사로가 아니고 풍경이 아름다워 가볍게 느껴지지만... 꼬박 한 시간 반 가까이 걸어야 하는 길이다.
간단히 요기하고12시20분 출발

백담사 오르는 길에 가로누워있는 거목... 장구한 세월 살아온 나무가 쓰러져 있는 자체도 눈길 머물게 하지만... 머리를 숙이면 부딪치지 않습니다... 누군가가 써 놓은 이 글귀는 내게  주는 잠언이나 은유로 읽힌다. 그래 숙이면 피할 수 있겠지...

수렴동에서 구곡담을 거쳐 봉정암까지는 꼬박 된비탈이다. 설악에 왔다는 시람도 깊어진다.

2시 봉정암 도착. 늦은 출발에 둘러오는 버스를 타 일정이 촉박하다. 지난 여름 호되게 아픈 뒤로 처음 나선 등산길이라 조마조마한 마음도 있었다.
길손들에게 보시하는 된장국에 밥 말아 먹고 시주를 하고...적멸보궁에 올라가 삼배. 그리고 기원.

 2시반 봉정암 출발

이제부터는 인적이 정말 드물다. 간혹 오르는 이들도 중청이나 소청산장에서 잘 사람들뿐이다.

3시 소청산장 도착.

내설악 능선들이 장쾌하게 펼쳐진다. 소청산장 새로지은 뒤로 한번도 자본 적이 없다. 겨울에 꼭 한번 와보고싶다. 시린겨울바람 명징한 별빛을 꼭 보고야말리라.

소청봉 3시15분 도착.슥 일별하고 이내 희운각을 향해 하산... 이러다 해지기 전에 하산 못 할까 싶어 마음이 초조하다.
4시 희운각

1993년 신혼여행때 아내와 오르던 길이다. 그때에 비하면 참 많은 것을 가졌는데... 왜 마음은 더 가난한가. 우리집 큰스님( ?)가르침처럼 범사에 감사할 만도 한데... 아이들과 아내와 함께 살고 있다는 것만도...

4시50분 양폭산장도착.

6시 비선대도착.. 이미 날이 어두워졌다. 헤드램프를 꺼내고 앉아서 다리쉼을 한 뒤 느긋하게 하산..

7시 설악동소공원 ...택시를 타고 일단 터미널로... 7시40분차 이후로는 9시에나 티켓이 남아있다. 급히 김밥 한줄 먹고... 상경.
일상으로 복귀... 설악이나 지리산처럼 마음 속에 그리운 것이 있어야 한다.그 힘으로 부조리한 현실을 견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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