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 이한구씨가 솜씨좋게 꾸며놓은 갤러리 류가헌. 
한옥 기와지붕 사이로 경복궁 잎 가로수들과 서울의 그것이라고 여겨지지 않는 하늘이 올려다보인다. 잔디를 깔아놓고 발 딛는 곳에는 섬돌을 놓아둔 마당. 툇마루에 앉아 아내와 한바라와 함께 차를 마셨다.

때마침 시인이며 화가이면서 무용평론가였던 김영태선생 3주기 추모전이 열리고 있었다.
문학과지성 시집에... 수많은 시인작가들의 케리커쳐를 그렸던 그이에 대해 정작 내가 알고 있는 정보는 별 게 없었다. 이웃에 사는 류가헌 안주인이 건네준 팜플릿을 꼼꼼히 읽어본다. 인터뷰도 자신이 한 것이었다.  

김영태 선생의 그림들을 보자니...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 왕자가 아닌 한 아이에게. 도다리를 먹으며 같은... 황동규 오규원 황지우 김광규의 시집들... 늘 배가 고팠던 20대 때... 몽롱한 눈으로 버스 차창에 기대 읽으며 고개를 끄덕이던 시집들이 떠올랐다. 
그 시절로부터... 나는 나이를 먹으면서 나는 무뎌졌고 타락했을 것이다.  

그리고 비가 내리면 고스란히 빗물을 스며들게 해줄... 그 살아있는 마당...
요만한 마당이라도 있다면... 원주에 가있는 강이를 데려올 수 있을 텐데... 10살도 넘은 강이가
늙어죽기 전에... 다시 데려와 새벽산책을 같이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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