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르더호프공동체',

지금은 영국에 가있는 원충연, 아일린 부부에게서 편지가 왔다. 잠시 성북동에 와 살던 그들과 재작년 겨울에 헤어졌는데...  그 동안 둘째가 태어났다. 사진에 보니 큰 아이 동경이도 이제 개구장이 소년티가 많이 난다.

손글씨 편지를 받은 것도 오랜만이다. 둘째 '산하'를 낳은 소식도 그렇지만, 영국에 간 뒤에는 어찌 지내는지 궁금했는데... 

'...토요일 오후마다 마굿간 옆 풀밭의 말똥을 치우고, 당나귀를 타는 걸 해요. 어제는 처음으로 당나귀에 2륜마차를 매고 마을을 두 바퀴 돌았어요. 너무 재미있고 신기했어요. 아무튼 '돌보는' 일에 미숙한 저는 요즘 많은 걸 배우고 있어요.

편지에 써보낸 이 말에 눈길이 머문다.

성북동에 살 때...이들 부부는 동경이를 배낭식 캐리어로 업고 북악산을 넘어 두 시간 이상 걸어서 세검정 우리집까지 놀러왔었다.  그런 엄두를 낼 줄 아는 이들이 반가웠다.

*  공동체 브루더호프에 관하여 - <출처: 브루더호프의 아이들 책 소개 중에서)

브루더호프는 독일의 저명한 강사이자 작가인 에버하르트 아놀드가 16세기 초 종교 개혁 당시 제도권 교회를 떠나 삶의 단순성과 형제애, 비폭력을 추구하던 후터파 공동체에게 영향을 받아 1920년 독일에서 시작했다. 공동체는 1930년대 말 나치의 박해를 피해 영국으로 옮겨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2500명가량이 9개의 공동체(미국에 6, 영국에 2, 호주에 1)에 나뉘어 살고 있다. 각 공동체는 250-300명가량이 초대교회의 공동체 생활방식에 따라 일체의 사유재산 없이 부유하지도 않고 가난하지도 않게 살아가고 있다.

사람들은 겉치레에 연연하지 않는다. 집안에는 거울조차 두지 않고 마을길을 오가는 이들의 얼굴에선 화장기를 찾아볼 수 없다. 화려한 옷매무새도 없다. 공동 세탁소에서 세탁되는 속옷들은 대부분 구멍이 나 있을 만큼 공동체 가족들은 `좋은 내 옷`을 갖는 데 관심이 없다. 그렇지만 이곳에선 바깥사람들의 경쟁에 지친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어린이를 위한 가구나 놀이기구 생산업체인 Community Playthings와 장애자용 기구인 Lifton 생산이 이들의 주 수입원인데,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다.

이들은 노동을 기쁘고도 당연한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이들은 절대 남을 험담하지 않는다. "Straight Talking In Love(사랑 안에서 직접 솔직하게 말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여 세례 받을 때 서약까지 하는데, 이것이 없이는 함께 사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정도다. 자신의 욕구를 포기한 빈자리를 이들은 인류애로 채워 넣는다.
브루더호프는 죄수와 마약 중독자들의 교화, 사형 폐지운동, 쿠바 어린이들과의 교류 등의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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