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무위당 선생 추모행사가 원주에서 열렸다. 15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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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많은 분들이 모였다.
지난 4월 광주에서 전시회가 열렸던 탓인지, 예년에 비해 관련 행사는 조촐했다.
'생명운동 활성화'를 주제로 전 마리학교 교장인 황선진 선생과 한살림 강릉의 김대진 상무가 발제를 했다. 
황선신 선생은 무위당이 '운동한다' 고 내걸면서 사시지 않은 것처럼 생명평화 뒤에 운동이라는 말을 굳이 붙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대진 상무는 생평평화운동이 먼 훗날 생명평화세상이 온 뒤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행복한 사람들이 하는 운동이었면 좋겠다고 했다.

토론에 나선 이들 가운데는 이혜숙 전 부산생협 이사장이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생협 활동을 하면서 스스로 '개인 앞에 조직을 앞세우지 않겠다'고 결심했다는 말, 그리고 일본에 가서 만난 노 활동가가 '호호 .. 사람이 얼마나 다양하고 재미있던지...' 이런 말만 되풀이 하더라는 말이 그랬다.

나도 비슷한 생각을 한다. 개인을 당위로 억누르는 운동, 조직은 결코 오래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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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추모식때 묘소 근처의 논에서는 모내기가 한창이다. 해마다 보는 풍경이다.
장일순 선생 추모와 모내기는 어쩐지 잘 어울린다.
모를 내는 저 손이 안도감을 준다.
밥이 우주의 젖이라고 말한
해월 선생의 말을 떠올리지 않아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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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 아래 나무그늘에서 판소리를 하는 정유숙 선생이 단가 '사철가'와 '춘향가' 가운데 춘향이 옥에 갇힌 대목을 불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다음 날이라 분위기는 더욱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

 " 이 산 저 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봄은 찾어왔건마는 세상사 쓸쓸허드라. 나도 어제 청춘일러니 오날 백발 한심허구나. 내 청춘도 날 버리고 속절없이 가 버렸으니 ......"

사철가의 가사가 더욱 가슴을 파고 든다. 노대통령의 죽음을 보면서
누군들 삶이 속절없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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