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경스님, 문규현 전종훈 신부님.
세 분의 오체투지 2차회향이 6월 6일 임진각 망배단에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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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9월 4일 지리산 노고단에서 오체투지를 시작해 하루에 약 4Km씩 천 번 가량
온 몸을 땅바닥에 던져 투지하면서 이분들이 남한의 북단... 이날 행사장의 한 신부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자유를 잃어버린 자유의 다리, 이 기막힌 역설의 현장'까지 400여km를 온몸으로 기어서 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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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보일배를 하실 때도 그랬다. 마음이 편치않았다. 이 분들이 온 국토를 자벌레처럼 굴러가고 있을 생각을 하면, 아무 생각없이 밥 먹고, 발 뻗고 누워자는 이 일상이 어쩐지 송구스럽고 미안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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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단 한사람이라도 굶주리는 사람이 있는 한 그 누구도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던 신영복 선생의 글귀도 이런 일을 두고 쓰신 것이리라.

이들이 이토록 아파하는데, 이토록 처절하게 참회하며 기원하는데... 많은 사람들은 이들의 행위에 대해서조차 똑똑한 평론을 해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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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해서 내가 그 길을 따라 온좋일 몸을 던져 절을 해야만 하는지, 할 수 있는지...
 내적 필연과 당위가 생기지도 않았다. 아니면 용기가 나지 않은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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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체투지순례단은 애초에 지리산 노고단(하악단)을 출발해 계룡산(중악단)을 거쳐 6월 15일  묘향산(상악단)에서 천제를 올릴 계획으로 출발했다고 한다.  북측과 접촉한 결과 이북 땅을 오체투지로 통과하는 것은 허락하지 않았고 묘향산에서 천제를 올리는 것에 대해서는 방북과 행사진행을 허락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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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명박 정권은 현재까지 방북허가를 내리지 않고 있다고 한다. 연일 북과의 전쟁불사를 떠들면서 광분하고 있는 실정이고보면 이 정권이 스님과 신부님들이 온 국토를 벌레처럼 기면서 몸을 던져 기원하고 염원한 그 마음과 정신의 수준을 이해할 리 만무하다.

돈도 되지 않을 것 같으며 효율도 낮아보이는 이 행위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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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뉴스에 보면 통일부 장관이라는 자가 강연을 통해 공공연하게 김정일의 건강과 정신이상상태에 문제가 있다는 식의 발언을 하고 있다고 한다. 과연 누가 미친 것인지 모르겠다. 통일이 화해와 협력의 의미로 쓰이던 시대는 지나간 모양이다. 오로지 서로를 멸망시키겠다는 식의 증오감만이 팽배해 있다.
 
이 세분의 순례자가 망배단에서 눈물 흘리며 기도하는 것도 이 기막힌 현실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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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안은 회향식에서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그 대략의 내용은 이랬다.

이 길고도 긴 길을 하루 천 번 이상 아스팔트에 몸을 던져
기고 또 기어서 임진각 망배단까지 왔다. 그러나 육체적인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 이 기막힌 역주행의 시대, 소통불능 미친 정권은 막가파식으로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전쟁위협은 높아졌으며 철거민을 죽음으로 내몰고도 죽은자들의 아들마저 오히려 살인혐의를 뒤집어씌워 가두려고 하고 있다. 국민에게 사과하고 철회하겠다던 이른바 대운하를 4대강정비사업이라는 이름으로 간판만 바꿔 추진하는가 하면 계층간 격차를 심화시키는 교육정책, 종교갈등을 부추기는 등  순례를 시작할 때보다도 세상은 더욱 위태로워졌으며 공생공존의 생명원칙을 짓밟고 있다.
순례단은 실질적인 교류 협력을 증대시키는 대북정책의 전환 이른바 5대강살리기 사업의 중단, 불행한 죽음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한다.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단순명쾌한 진리를 외면한다면 이명박 정부는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6월 15일 묘향산 상악단에서 이러한 기원을 위해 천제를 올릴 때까지 다 함께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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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악단(지리산), 계룡산(중악단), 상악단(묘향산)은 예부터 조상들이 천제를 지낼 때 세 곳을 돌며 간절히 기원했다는 데서 유래한 말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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